최근 열린 ‘메이커 무브먼트 활성화 좌담회’ 참석자들은 미래 산업 사회에서는 제조업이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태형 단국대 SW·디자인융합센터장은 “메이커 무브먼트는 인간 본질을 드러내고 할 수 있는 혁명 같은 운동”이라며 “스스로 희노애락을 느끼면서 만드는 것에 충실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형용준 메이크위드 대표는 “콘텐츠, 커뮤니티, 장비 3박자가 맞아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장비에만 투자했다”며 “새 정부 들어 콘텐츠, 커뮤니티 지원이 많아져 제대로 된 발판이 마련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형 대표는 “메이커들을 소위 ‘오타쿠’로 부르지 말아 달라”며 “40~50대 가운데 분야별로 고수가 많다”고 밝혔다. 그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많이 소개되지만 그 뿌리에는 바로 메이커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지현 이스토닉 대표는 “결혼 후 프라모델 만드는 작업을 접었다가 최근 다시 시작했다”며 “프라모델을 직접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을 꿈꿔왔다”고 말했다.
최근 아두이노라는 칩세트가 나와 센서나 부품을 자유롭게 연결해 컴퓨터로 제어할 수 있다. 고지현 대표는 아두이노로 움직이는 프라모델 개발, 지난해 미국 전시회에 초대받았다. 올해는 일본서 고 대표를 초청했다.
김인환 단국대 SW·디자인융합센터 교수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연락해서 만들어 볼 수 있는 세상이 왔다”며 “현장에서 정책으로 발전하고 비즈니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의성과 다양성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동력”이라며 “아이들이 무언가를 만드는 작업을 한다면 인생 자체가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3D프린터 창작수업
‘창의적인 괴짜’ 키운다
2018년부터 서울 초·중·고 도입
내년부터 서울의 초·중·고등학생들은 3D프린터와 3D펜 등으로 상상해 본 제품을 설계·제작하는 수업을 받는다. 기존 지식과 기술을 그대로 좇는 게 아닌, 새로운 상상과 창조를 하면서 ‘창의적이고 협력적인 괴짜’를 키우는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서울교육청은 학생을 대상으로 드론과 로봇,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활용한 창작·교육활동을 하는 ‘서울형 메이커 교육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메이커 교육은 학생들이 상상한 다양한 제품을 구체적으로 기획하고, 디지털 도구를 이용해 제작해 보면서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는 프로젝트 교육이다. 서울교육청은 이 사업을 위해 내년 28억원을 투입하고 2022년까지 5년간 총 100억원을 들일 계획이다.
교육청은 각 과목 수업과 연계해 메이커 교육을 진행한다. 예컨대 ‘자동차 만들기’라는 주제를 놓고 과학 시간에는 ‘풍선 자동차’를 만들어 물체의 속력을 구하거나, 미술 시간엔 빨리 달릴 수 있는 자동차를 디자인한다. 국어 시간이라면 무인 자동차에 대해 토론하고, 실과 수업엔 자동차 이용 때 불편함을 줄일 상품을 만들 수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전체 수업의 10~15%를 메이커 교육과 연계할 방침”이라고한다.